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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7
정재숙 | 중앙일보 기자
"그림은 화가의 마음 속 얘기죠"

"그리고 또 그리고, 그림을 하고 또 하고…."
제24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이강욱(26)씨는 이번 수상을 작업을 더 열심히 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또'를 되풀이했다. 해사한 얼굴과 가녀린 몸매가 소년 같은 인상을 풍기는 그는 여린 모습과는 달리 "그림이란 작가의 개인적인 얘기"라는 뚜렷한 회화관을 단단하게 지켜왔다.
"화가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입장이나 관점은 다르더라도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화면에서 풍부하게 울려야죠. 저는 제 속내가 직접적이고 직설적으로 터져나오는 드로잉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자유롭고 경쾌하게 흘러가는 그 선묘로 나를 드러냅니다."
수상작인〈Invisible Space-02091〉은 얼핏 항공사진 같기도 하고 박제된 생물체가 말라버린 흔적처럼도 보인다. 세포사진을 전사해 그 위에 여러 층의 얇은 막을 만든 뒤 드로잉을 하고 유리 구슬과 큐빅, 반짝이 등을 붙인 화면은 영롱하고 신비한 은하세계처럼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공간이란 눈으로 지각할 수 없는 상상 또는 미시.거시의 세계를 말합니다. 내가 누구이고,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헤아리며 나를 자꾸 쪼개고 쪼개다 보면 그 접근은 미시나 거시와는 또다른 무한한 공간으로 흘러가게 되죠. 말할 수 없이 신비한 생명체의 그물망이 그 무한의 우주에서 나와 접속합니다."
울산 토박이로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李씨는 삼수 끝에 홍익대 회화과에 들어갔다.
"미술대학은 홍대밖에 없는 줄 알고 계속 도전했다"는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고집이 아니라 미련"이라고 말했다. 11월에 열릴 개인전 준비에 바빠서 마감 시간 5분 전에 작품을 내면서 수상은 기대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횡재를 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힌 그는 "상금은 미국 유학과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